열화상으로 나비 날개의 표면 그 이상을 관찰한 연구원


이미지 출처: Nanfang Yu and Cheng-Chia Tsai

나비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색깔만큼이나, 열화상으로 측정했을 때에도 훌륭한 발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컬럼비아 대학교 공학부와 하버드 대학의 연구원들은 나비 날개의 열역학적 특성과 연약하게만 보이는 나비 날개를 날 수 있게 해주는 복사 냉각 유지 능력의 중요성을 조사하여 국제 학술지인 Nature에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컬럼비아 대학 응용 물리학과 부교수인 Nanfang Yu는 열화상 기술이 자신의 연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열화상 기술은 온도를 측정하는 가장 비침습적인 방법입니다.”라고 Yu 교수는 설명합니다. 그의 연구팀은 나비 날개의 온도를 정확히 조절하는 복잡한 구조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였습니다. Yu 교수는 열화상 카메라(FLIR SC660 과학용 카메라)를 사용하여 “나비의 근본적인 골격을 관찰하였습니다.”라고 말하며, "거의 엑스레이와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뼈대와, 날개의 혈관, 근막까지... 날개 전체의 단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열화상으로 보면, 나비 날개의 밝은 색상과 패턴은 모두 사라지고 대신 날개 자체의 기본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게 됩니다.

Butterflies-of-family-Pieridae 1.jpg

열화상으로 흰나비과 나비를 측정한 장면. 이미지 출처: Nanfang Yu and Cheng-Chia Tsai

과거 나비 날개에 대한 연구는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열전대와 같은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가장 작은 프로브도 나비 날개의 두께에 비하면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측정하는 부위의 온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으며, 점 단위로 측정이 이루어져,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측정 결과가 부정해지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Yu 교수는 “하지만, 열화상을 사용하면 전체 온도 분포를 측정하고 매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그의 팀은 나비 날개의 혈관, 근 막, 후각 패드, 기타 부위 사이의 온도 차이를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살아 있는 세포(날개 혈관)를 포함하고 있는 나비 날개의 영역이 살아 있는 세포가 없는 영역에 비해 열 방사율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Butterfly Wing-temperature-distributions 1.jpg

세포가 살아 있는 날개 부위(날개 혈관, 후각 패드/패치)는 열 복사를 통한 열 방출을 촉진하기 위해 방사율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Nanfang Yu and Cheng-Chia Tsai

Yu 교수는 컬럼비아 대학 공학부 소식지에 개재한 기사를 통해 “열화상 기술은 눈으로 보이는 나비 날개의 형태가 아닌, 열역학적 특성을 기준으로 날개의 진화적 특성을 조사할 수 있게 도와 줍니다.”라며, “우리는 다양한 나노 구조와 균일하지 않은 표피의 두께가 날개 혈관, 후각 패드와 같은 생체 구조의 온도를 선택적으로 낮추는 복사 냉각(열 복사를 통한 열 발산)의 기능을 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열화상으로 나비 날개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 쉬운 것 만은 아닙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나비의 날개를 측정하면, 온도 값을 얻어 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결과가 항상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나비의 날개는 적외선에서 반투명이기 때문에 열화상 카메라에서 나비 날개를 측정할 때, 날개 자체의 열 복사만 받는 것이 아니라 날개 뒤의 배경에서 방사한 열도 측정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Yu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비닐 봉지와 같은 얇은 플라스틱 시트를 측정할 때에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되는데, 이는 나비 날개처럼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는 불투명하지만 적외선에서는 투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Plastic bag digital vs thermal.jpg

비닐 봉지나 나비 날개 같은 매우 얇은 소재는 적외선 스펙트럼에서 투명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비 날개 온도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 Yu 교수의 연구팀은 날개의 방사율과 반사율을 측정하고 결과 값에서 배경 온도의 영향을 제거해야 했습니다.

 

나비 날개의 열 분포를 매핑하는 것 외에도 연구진은 열화상을 통해 관찰된 날개의 행동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였습니다. 작은 빛을 열원으로 활용하여, 나비는 날개를 사용하여 햇빛의 방향과 강도를 감지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40°C인 “임계” 온도에서, 연구에 활용된 모든 나비 종은 빛을 피하고 날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 초 이내에 열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Beat_the_Heat_in_the_Living_Wings_of_Butterflies.gif

나비 날개에는 빛의 방향과 강도를 감지하는 기계식 센서가 있습니다. 덕분에 나비는 날개가 과열될 우려가 있으면, 빠르게 움직여서 위험 지역을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Nanfang Yu, Cheng-Chia Tsai

 

Yu 교수가 열화상을 이용해 곤충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2013년 컬럼비아 대학에 처음 왔을 때, 실험실에 제일 먼저 도입한 것이 FLIR 카메라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Yu 교수는 나노 포토닉스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의 본 연구 분야는 생물학, 포토닉스, 물리학입니다. 생물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동료들은 "Yu 교수가 자신들이 연구 중인 동물의 역사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며, 물리학과 포토닉스의 관점에서 다양한 자연의 미스터리를 동료들이 풀 수 있게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Yu 교수는 나노생물학자 동료와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한 곳에서 생활하는 사하라 개미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2015 Science지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개미의 체온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FLIR 과학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관심사는 ‘이 작은 곤충들이 그 더운 햇살을 어떻게 견디고 생존하는가?’였습니다. Yu 교수는 “그 연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개미의 다리가 나비의 얇은 날개와 유사한 기능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곤충은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열역학적으로 체온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작은 곤충이나 동물은 열 용량이 작기 때문에 수 초 이내에 체온이 극한의 온도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Butterflies Infrared-imaging-of-butterflies-in-the-family-Lycaenidae 1.jpg

부전나비과 나비를 적외선으로 측정한 모습. 이미지의 강도는 열 방사를 통해 열을 방출하는 열 방사율에 비례합니다. 이 이미지는 날개의 “살아있는” 부분이 열 방사율이 높아진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미지 출처: Nanfang Yu, Cheng-Chia Tsai

 

사하라 개미는 몸을 덮고 있는 아주 얇은 털을 사용하여 극심한 열로부터 몸을 보호합니다. 이 털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가시광선 및 적외선 파장의 후방 산란광으로 태양 에너지의 흡수량을 줄이고 열 방사율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개미는 체온이 올라가면 열 복사 형태로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u 교수는 “우리는 극한의 온도에서도 살아 남기 위해 작은 동물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아 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최근 연구는 작은 곤충이 어떻게 체온을 시원하게 유지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비 날개는 체온의 과열을 감지하기 위해 기계식 센서로 덮여 있으며, 날개 표피에는 복사 냉각이 용이하도록 나노 구조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는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이 내열성 나노 구조나 열 감지 항공기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utterflies Thermal-camera-and-visible-photos-of-a-hickory-hairstreak-.jpg

열화상은 이런 나비가 체온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때, 날개 혈관 사이의 막은 실제로 날개의 나머지 부분보다 뜨겁지만 배경에 비하면 시원하기 때문에 오히려 반투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미지 출처: Nanfang Yu, Cheng-Chia Tsai

 

Yu 교수와 더불어 생물학과 교수인 Naomi E. Pierce 교수는 나비 날개에 관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Pierce는 하버드 대학의 비교 동물학 박물관 나비목 큐레이터로, 다양한 나비와 나방을 다룰 수 있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교수는 현재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여 하버드 대학이 보유한 나비 수집군을 다양하게 스캔하고 있으며, 나비 날개 디자인에 기여하는 요소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Yu 교수는 나비 날개의 진화에 영향을 미친 요소가 다양한 만큼 해당 연구는 난해한 책을 이해하기 위해 천천히 읽는 것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앞으로도 Yu 교수가 어떤 새로운 발견을 할지, 유심히 지켜볼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FLIR고성능 연구 및 과학용 카메라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